박용하의 문화읽기 울산문화예술회관 「전국 야외조각 초대전」 # K형 코로나 19로 인한 고단한 삶의 여정에서도 계절의 시간은 변함없이 순환하고 있습니다. 개나리가 언덕배기를 노랗게 물들인 것이 엊그제 같은데 길가에는 벚꽃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저는 봄을
# 언양읍성이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화장산 중턱에서 홍이는 잠시 숨을 가다듬었다. 대곡천 연화산 쪽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읍내를 가로질러 반천으로 발걸음 할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밀양 얼음골을 넘어 살티로 걸음 할 때는 일본 순사들의 감시를 벗어
# K형, 계절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갑니다. 수많은 언어들이 노래했던 2020년 경자년(庚子年) 희망이 삭풍에 메말라가는 12월의 끝자락입니다. 알베르 카뮈가 표현한 시지프스 신화를 생각합니다. 자연과 운명 앞에 나약한 인간의 존재. 그러나 지나온 인류의 역사가 증명했
# K형, 그해 11월은 기나긴 겨울 가뭄의 시작이었습니다. 들녘을 붉게 수놓았던 단풍과 먼 산에서 시작된 낙엽들의 서러운 몸짓은 이미 문수산과 대운산을 지나 서편 하늘의 일몰처럼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대곡천 물빛은 서걱거리는 억새풀에 기대어 겨울나기를 준비하고 있었습
# K형, 오늘은 10월에 만난 아름답고 감동적인 전시회의 추억을 소환 해 봅니다. 지난 15일부터 24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에서 열린 ‘뉴 미디어 락(樂)’ 전시회가 그 추억의 주인공입니다. “첨단기술과 예술이 만나 펼쳐지는 새로운 시대의 현대미술”이란
# K형, 코로나 19가 바꿔놓은 일상의 지형들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미래학자이며 ‘사피엔스’, ‘호모데우스’의 작가로 유명한 유발 하라리의 예측을 다시금 인용해 봅니다. “오래된 규칙은 산산조각이 나고, 새로운 규칙은 아직 쓰여 가고 있다. 앞으로 한두 달 동
# K형, 12개의 출입구가 단 하나의 출입구로 변했습니다. 마스크 착용과 열화상 감지기와 온도 측정기 손 소독제는 일상의 필수품이 됐습니다. 공연장 객석은 거리두기와 무관중 공연이 당연한 형식으로 막이 오릅니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울산문화예술회관의 풍경입니다. 물
# K형, 지난해 여름 뜨거운 태양아래에서 마주했던 반구대 암각화를 기억하십니까? 그리고 그림을 왜 그릴까? 라는 단순한 질문이 태양의 열기를 증폭시킨 치열한 토론을 기억하십니까. 지금 생각하면 그 모든 것이 한여름 밤의 꿈처럼 느껴집니다. 그날도 결국 그리워하기에 그
# K형, 해마다 4월이 오면 울산은 1919년 기미년 3·1만세운동의 함성이 산천에 가득합니다. 울산의 3·1만세운동이 4월에 일어난 것은 독립운동 소식과 독립 선언문을 울산까지 직접 전하고 거사를 준비하는데 한 달여의 시간이 필요했을 것 입니다. 울산의 3·1운동은
# K형, 가슴이 먹먹한 계절의 시간입니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가 증명하듯 이 고난과 어려움을 극복하리라 믿습니다. 오늘은 비극 이야기를 전해 드릴까합니다. 비극은 단순히 슬픈 이야기가 아닙니다. 비극은 인생의 숭고한 물음에 대한 장엄하고도 비장한 사건을 진행하고 그 사건을 통해 인간이 운명을 극복하는 의지를 확인하게 합니다. # 비극적인 절망과 대결하고 극복하는 문학작품으로 ‘페스트’가 있습니다. 20세기 실존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에서 주목할 부분은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도 운명과 대결하는 인간의
# K형, 입춘 길목에 가지산 정상에는 눈이 내렸습니다.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는 것이 그림이라면 설경은 겨울의 그리움입니다. 하지만 산자락에는 눈이 왔지만 산 아래는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설 연휴 마지막 날 울산지역에서는 기상관측 이래 1월 하루 최대 강수량을 기록한
# K형, 2020년 새해 인사를 전합니다. 간절곶, 동구 대왕암, 문수산 정상에서 근사한 새해 일출과 함께 희망을 전하려했습니다만 필부의 천성이 그러한지라 책상머리에서 인사를 전합니다. 지난 한 해를 복기하다 버릴 듯 말 듯 밀쳐놓은 종이신문에 공명지조(共命之鳥)가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잘 아시겠지만 교수신문이 선정한 2019년 올해의 사자성어입니다. # 공명지조(共命之鳥)는 불교 경전에 자주 등장하는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상상속의 새로, ‘목숨을 함께 하는 새'란 뜻입니다. 어느 한 쪽이 없어지면 자
# K형, 한 해가 갈무리 되는 12월의 끝자락입니다. 한 해를 갈무리 하는 12월에 저는 유랑극단 이야기를 전하려합니다. 사전적인 의미로 ‘일정한 거처가 없이 떠돌아다니며 연극을 공연하는 단체’인 유랑극단은 그 역사가 무척 오래됐습니다. 우리들에게 익숙한 용어인 사당패가 유랑극단의 원형입니다. 강 건너 산을 넘어 마을마다 돌아다니며 춤과 노래와 기예를 선 보였던 사당패는 민중의 애환과 함께한 유랑극단입니다. # K형, 일제강점기인 1932년에는 토월회를 개편하고 이름을 고쳐 만든 신파극 극단인 태양극장이 있었습니다. 1936년 이
# K형, 거리에는 낙엽들이 제 빛깔로 물들어 있는데 계절의 시간은 입동을 지나 얼음이 언다는 소설입니다. 떠나가는 가을의 끝자락에서 좋은 소식 전해주려 합니다. 서생중학교, 남창중학교, 강동중학교, 온산중학교, 삼남중학교, 웅촌중학교, 청량중학교. 이들 중학교의 공통점은 농·어촌지역입니다. 그리고 울산문화예술회관이 제작한 찾아가는 문화콘텐츠 ‘해설 있는 명작공연 햄릿’이 막을 올리는 곳입니다. # K형의 어린 시절 신나는 추억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운동회나 소풍가는 날, 그리고 일 년에 한번 정도 울산을 찾아온 서커스 공연이나 학
# K형 ‘관객모독’이란 연극이 있습니다.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독일의 극작가 페터 한트케 대표작입니다. 막이 오르면 무대는 텅 비어있습니다. 관객이 공연장에 와서 기대했던 풍경들, 예를 들면 화려한 조명, 정교한 무대세트 등 무대가 지닌 특별함에 대한 기대감은 여지없이 무너집니다.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고, 배우들은 무대로 나와 관객에게는 관심도 없이 제멋대로 지껄이다가 다함께 같은 말로 욕을 합니다. 이러면 아! 그 작품이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워낙 말들이 많은 공연이라 한번쯤은 제목이 생각나는 공연입니다. 이 작품은 페
# K형, 1984년으로 기억됩니다. 그해 겨울 저는 연극동네를 기웃거리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은 울산문예회관과 구 군 문예회관 공연장에서 공연다운 공연들이 막을 올리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작은 규모의 연극은 시내 예식장에서 공연했고 울산예술제와 같은 큰 행사는 종하체육관에서 개최됐습니다. 1년에 한 작품 정도 서울에서 오는 초청공연은 오우션호텔 연회장에서 공연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공업도시 울산이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하던 그 때 서울에서 온 어느 배우는 “태화강을 보니 울산이 공업도시임을 잘 알 수 있다”고 감탄했습니다. 이유는
# K형, 처서의 서늘함 때문에 파리, 모기의 극성도 사라져가고, 귀뚜라미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한다는 계절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지난여름 휘몰아쳤던 폭염주의보, 폭염경보 등 전투적 단어를 과거형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황하강 주변 화북지방의 기후 특징을 나타낸 24절기 용어가 그리 탐탁치는 않지만 필부는 불편 없이 따르고 있습니다. 말이 옆으로 새는 것 같지만 저는 절기보다는 “어정 칠월 건들 팔월”이란 표현을 좋아합니다. 이 시기는 농사철 중에 비교적 한가하여 어정거리면서 칠월을 보내고 건들거리면서 팔월을 보낸다는
# K형, 흑백필름을 돌려봅니다. 까까머리시절의 태화강을 생각합니다. 그 때 어른들은 태화강을 ‘태홧강’이라 불렀습니다. 그 ‘태홧강’에는 금빛모래가 가득했고 꼬맹이들은 수심이 깊은 앞강을 돌아가서 뒷강에서 물장구를 쳤습니다. 물빛이 맑은 용금소 위쪽의 물고기는 어른들이나 키 큰형들이 다 잡았고 꼬맹이들은 태화강 하구인 조개섬에서 조개를 캐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태홧강은 앞강 뒷강이 하나로 합쳐지고 강가에 놀던 꼬맹이들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 K형, 세월이 그렇게 흘러도 ‘태홧강’ 푸른 대숲은 늘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
# K형, 그날은 바람이 불었습니다. 북구 강동의 바다는 거칠게 꿈틀거렸습니다. 그 바다의 언저리에서 우리는 꿈을 꾸었습니다. 가늠 할 수 없는 바다의 길처럼 창작문화콘텐츠라는 새로운 화두의 길을 가슴에 품었습니다. 갯바위에 통곡하듯 몰려오는 파도를 보며 K형은 ‘비말’이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파도가 끝없이 부딪히는 물거품을 포말이라 명명하지 않고 ‘비말’ 의 몸짓이라 설명했습니다. 찰나에 쓰러지는 파도 앞에서 비장하게 외친 ‘비말’ 나는 훗날에야 ‘비말’이 날아 흩어지거나 튀어 오르는 물방울이며 소설가 현기영이 ‘변방에 우짖는 새
# K형, 미지의 대륙 아프리카를 만나러 갑니다. 우리가 만나는 아프리카는 검은 대륙이 아니라 원색의 물결이 펼쳐지는 ‘아프리카 현대미술전’입니다. 오는 30일부터 6월 15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에서 탄자니아, 케냐, 세네갈, 남아공 등 아프리카 8개국 작가 18명의 회화작품 50점이 전시됩니다. 아프리카가 지닌 특유의 시각과 에너지가 화폭에 가득 표현됩니다. 그리고 입체파 피카소, 야수파 마티스의 미적근원이 아프리카 미술에 있음을 잘 알 수 있는 전시회입니다. # K형, 현대미술의 거장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